'무한 루프처럼 보였지만 실은 결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던것 뿐이군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관측할수 없기에 슈뢰딩거의 고양이라고 하는 거잖아'
모 게임중에 나오는 애매한 비중의 대사입니다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저 대사에서 명목상, 편의상의 인피니티 시리즈 'Never7 Ever17 Remember11' 는 존재합니다만, 진정한 의미로서의 인피니티(무한) 게임은 오로지 R11 단 하나뿐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한을 끝내거나, 무한에서 벗어나면 그것은 무한이라고 부를수 있는건가? 라고 말이지요.
N7은 부끄럽지만 아직 안했고, E17는 클리어해서 그 기믹은 알고 있습니다만, 무한루프에서 벗어낫다고 하더라도, 무한루프에서 벗어나면 그것은 무한루프라고 부를수 있는것일까요? 설령 루프는 존재할지언정, 무한루프는 존재하지 않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17의 그 기믹조차도, 결과를 내기까지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반면에 세간에서 미완성 게임이라고 불리우는 R11은 진정한 의미의 무한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R11관련은 지금쯤이면 웬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대략 이런 해석으로 나름대로의 완결을 냈지요. 아, 당연합니다만 R11을 클리어 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저 링크의 글을 읽으시면 안됩니다.
그러고보니 저 링크의 글을 읽었을때는 오한은 있었어도 마음속 깊은곳까지 와 닿았지는 않았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돌고 돌아서 인피니티 시리즈의 하나의 완결형식을 마음속으로 납득할수 있게 되었네요.
사실 이 포스팅은 말장난성 글이고, 이 길을 먼저 지나간 사람이 있을것 같습니다만, 쓰지 않고서는 버틸수가 없었다고 해두겠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인피니티 시리즈가 존재하느냐 안하느냐와는 상관없이, 저같은 라이트유저는 R11보다는 E17을 더 좋아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R11도 조금 더 좋아지긴 했습니다만, 그건 그거 이건 이거죠. N7도 시작하긴 시작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R11이 무한의 허무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성적으로는 좋아합니다.
덧-생각해보면 ps1으로 나온 N7이 아닌 큐어편이 없는 인피니티도 어떤 의미에서는 인피니티라고 볼 수 있겠네요.
- 2008/08/23 00:46
- ckatto.egloos.com/4567972
- 덧글수 : 6







덧글
일반인 2008/08/23 01:44 # 답글
확실히 끝이 존재하면 인피니티(무한)가 아니죠물론 인피니티란건 명칭일 뿐이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몇 번이나 속임수에 당하며 생긴 삐뚤어진 제 시각으로는
제목부터 플레이어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웃음)
적룡기사 2008/08/23 02:24 # 삭제 답글
전제가 틀려있습니다. 무한이 끝나버리면 더이상 무한이 아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얘기죠. 하지만 EVER17에서 무한이 끝났습니까?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
들은 통상적인 시간축을 따라 남은 인생을 살아가겠지만, 그들이 겪은 사건(현상)
자체는 서로 다른 시간축의 상호 간섭이란 우리에 갇힌 루프 이벤트로서 영원히
남게 됩니다. (네타바레 피하려다보니 자세한 설명이 힘들군요)
EVER17에서 말하는 '무한'은 '무한 속에 갇힌 등장인물들'이 아니라 '무한 속에
갇힌 사건'을 의미한다는 거죠.
ckatto 2008/08/23 03:41 # 답글
일반인님//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R11은 거짓말은 안합니다. 단지 기분이 무지막지하게 안좋을 뿐이지요 :)적룡기사님//'무한 속에 갇힌 사건'이라는 부분은 납득했습니다만, 마지막에 사건을 마무리 짓는것을 관측하면서 무한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건의 마무리를 관측하지 못하면서 끝났다면 등장인물이든 사건이든 무한속에 갇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플레이어든 등장인물이든 관측자는 그 사건에서 벗어났으니까요.
사건이라는것은 관측자가 존재하기에 사건으로 있을수 있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아무도 관측하지 못했다면 사건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관측자들은 루프 이벤트에서 벗어나는것을 봄으로서 무한 속에 갇힌 사건이지만 벗어나는 경우도 있는것을 알게 되고, 관측자들이 사건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알게 됨으로써 '완전한 의미로' 무한 속에 갇힌 사건은 아니게 되니까요.
E17이 the out of infinity라는것을 생각해보면 끝나는게 아니라 벗어나는 것이긴 합니다만, 관측자가 사건에서 벗어나는것을 봐버리면 사건 자체는 무한 속에 갇혀있다고 하더라도 끝난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적룡기사 2008/08/23 09:05 # 삭제 답글
아무래도 네타바레가 좀 들어가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양해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사건의 마무리를 관측했다'라는 정의 역시 어디까지나 사건의 한 요소인 인물의
시점에 따른 정의에 불과합니다. 관측의 시점에서 벗어나 순수히 사건의 구조를
살펴보면,
1차 조난 뒤 미래로부터의 교신 -> 교신 내용에 준거한 2차 조난 -> 2차 조난 뒤
과거를 향한 교신
제가 말하고자 하는 무한은 바로 저 부분입니다. 원인과 결과가 혼재하여 어느
한쪽이 붕괴해 버리면 사건 전체가 성립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타임 패러독스를
지니고 있죠. 순수한 사건의 구조는 어디까지나 무한 루프입니다.
간단히 비유를 하자면 이런 겁니다. 한 인물이 심심해서 종이 위에 뫼비우스의
띠를 그렸습니다. 그가 뫼비우스의 띠를 다 그려낸 순간, 그의 시점에 있어서
이 이벤트는 종료되었습니다. 그의 객관적인 관측 시간을 잠시 소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뫼비우스의 띠 위에 아로새겨진 '무한'이라는 개념은 남아있습니다. 그린
사람에게 있어선 한때의 사건이지만, 그 구조와 개념은 여전히 '무한'으로 남아
있다는 겁니다.
한편 ckatto님이 말씀하신 관측자의 시점이나 등장인물의 시점은 여기서 논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애당초 이 작품은 그들이 무한 루프에 빠지는 내용이 아니었습
니다. B○는 단지 무한한 분기의 내용을 한번에 알 수 있었을 뿐이지 같은 일을
반복해서 경험했던 것은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시점'은 무한을 증명하거나
부정하는데에 있어서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합니다. 관측자가 무한에 빠진 게
아니었거든요.
이것은 R11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R11의 등장인물들이 루프하는 세계에
빠져들어 같은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고 있다는 묘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꼬맹이 한명이 과거의 자신을 미래로, 그리고 미래의 자신은 과거로
가버리면서 원인과 결과가 혼재된 사건을 만들어냈을 뿐이죠.
여담입니다만, 게임에 있어서의 관측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관측과 동일한 의미가
될 수 없죠.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라이터의 주관이 들어간 레일 위
를 걷는 것에 지나지 않고, 또 그것이 이야기라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이상 필연적
으로 시작과 끝의 프로세스를 지니게 됩니다. 그것을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관측이 아니라 관람에 불과합니다.
이야기 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시작과 끝이 혼재된 무한의 구조를 지닌 사건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존재를 어떻게 관측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관측은 단순히 시각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인지적인 의미 역시 포함합니다.
'전 세계의 모두가 눈을 감아서 달이 보이지 않으니, 달은 그 순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바보같은 명제가 왜 오랜기간 비웃음을 받아왔는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시리라 믿습니다.
메이 2008/08/23 09:43 # 답글
오, 재밌는 글이네요.저 아시는 분도 ckatto님이 말씀하시는 것과 같은 라인의 생각에서 r11을 최고로 평가하시는 분이 있답니다.
r11의 그 끝이 나지 않는 이야기는 확실히 무한이라는 말과 가장 어울리는 트릭이었어요.
ckatto 2008/08/24 01:03 # 답글
적룡기사님//과연. 애초부터 등장인물들이 루프에 빠진적이 없으니 부정당할수밖에 없었던 것이군요.말씀하신 관람자의 시점에서 볼때 루프는 있지만 끝도 있는 E17과, 루프도 있고 끝도 없는 R11을 비교해서 R11의 무한이 E17의 무한보다 더 무한하다고 생각해서 E17의 무한을 부정했습니다만, 관람자라는 처음부터 애매한 위치에 있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무한에 더 가까운것만 존재했던 것이군요.
본문에도 살짝 써놓긴 했지만 조금 더 알게된것 같습니다.
제목에 '?' 울 붙여놓은게 다행입니다.
메이님//'인피니티' 로서는 R11이 최고이긴 하지요. 넘어선 안되는 선을 넘었고 한계에 도달해서 이 이상이 과연 있을까 궁금하긴 합니다. 그래서 인피니티에서 인테그랄(...)로 넘어간 것일지도요.